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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노트HANBANG NOTE

동의보감 첫 장 ‘신형’, 왜 사람의 몸을 작은 우주라고 했을까요?

한방노트 편집팀게시 수정

3줄 요약

  1. 1『동의보감』 내경편의 첫 장 ‘신형(身形)’은 사람의 몸이 어떻게 생겨나 자라고 늙어 가는지, 그 몸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를 다룹니다.
  2. 2신형 장은 사람의 몸을 하늘과 땅을 닮은 ‘작은 우주’이자, 정신이 임금이고 기가 백성인 ‘한 나라’에 비유해 설명합니다.
  3. 3신형 장이 강조하는 핵심은 병이 난 뒤 고치기보다, 계절에 맞춘 규칙적인 생활과 절제로 몸을 미리 돌보는 ‘양생(養生)’입니다.
목차
  1. 몸 안에 해와 달이 있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2. 땅·물·불·바람이 모이면 사람이 된다고요?
  3. 나이가 들면 몸의 속도도 달라진다고 보았을까요?
  4. 왜 몸속에 임금과 백성이 등장할까요?
  5. 단전과 정·기·신은 어떻게 이해하면 쉬울까요?
  6. 봄과 겨울에는 몸을 다르게 돌보라고 했을까요?
  7. ‘양생’은 특별한 비법을 뜻하나요?
  8. 신형 장의 핵심을 한마디로 하면 무엇일까요?

『동의보감』은 조선의 의관 허준이 1610년에 완성한 의학책입니다. 내경편·외형편·잡병편·탕액편·침구편 다섯 편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첫 편인 내경편의 첫 장이 **신형(身形)**입니다. 신형 장은 사람의 몸이 어떻게 생겨나 자라고 늙어 가는지, 그리고 그 몸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를 다룹니다.

‘신형’은 몸 신(身), 모양 형(形)을 씁니다. 어렵게 들리지만 ‘몸이라는 존재 전체’로 이해하면 됩니다. 특정한 병을 다루기 전에,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부터 살펴보는 장입니다.

몸을 설명하는 책을 펼쳤다고 상상해 보세요. 뼈와 근육 그림이 먼저 나올 것 같지요. 그런데 신형 장에서는 하늘과 땅, 임금과 백성, 봄과 겨울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옛사람들은 몸을 따로 떨어진 물건으로 보지 않고, 자연의 변화 속에서 태어나 자라며 마음과 생활의 영향을 받는 존재로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옛 의학의 비유를 오늘날의 해부학이나 진단 기준과 구분하며 읽어 보겠습니다.

종이로 만든 사람의 옆모습 안에 해와 달, 별, 산과 강이 담긴 작은 우주 일러스트

몸 안에 해와 달이 있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사람의 몸이 자연과 같은 질서로 움직인다는 것을, 하늘과 땅의 모습에 하나하나 빗대어 설명한 비유입니다. 신형 장 바로 앞의 ‘신형장부설’에 이 대목이 나옵니다.

자연에서 찾은 모습 몸에서 떠올린 모습
둥근 하늘과 평평한 땅 둥근 머리와 발
네 계절 두 팔과 두 다리
1년 365일 몸의 365개 마디
해와 달 두 눈
낮과 밤 깨어 있음과 잠듦
비와 이슬 눈물과 콧물
땅속을 흐르는 물 몸속의 혈맥

혈맥은 피가 흐르는 길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눈이 실제로 해와 달로 만들어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연에서 익숙하게 보던 모습을 빌려 몸을 이해하려 한 것이고, 몸을 ‘작은 우주’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생각을 쉽게 묶은 표현입니다.

이 대목에는 사람마다 겉모습과 몸속 상태가 달라 치료도 사람에 따라 달라야 한다는 설명이 이어집니다. 사람마다 다르게 본다는 이 생각은 오늘날 한의학의 ‘체질’ 개념과도 이어집니다.

땅·물·불·바람이 모이면 사람이 된다고요?

네. 신형 장은 사람의 몸이 땅·물·불·바람 네 가지 요소가 어우러져 만들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원문에서는 이를 ‘사대(四大)’, 곧 네 가지 큰 요소라고 부르며, 본래 불교에서 온 생각입니다.

네 가지 요소 원문에서 연결한 몸의 성질 쉽게 떠올리면
땅 뼈·힘줄·근육·살 몸을 받치는 단단함
물 피와 몸속의 여러 액체 몸 안을 채우는 물기
불 호흡과 따뜻함 살아 있는 몸의 온기
바람 지각과 활동 느끼고 움직이는 힘

원문은 이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몸이 버티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바람이 멈추면 숨이 끊기고, 불이 꺼지면 몸이 차가워지며, 물이 마르면 피가 마른다는 것입니다. 종이 인형을 떠올려 보면 쉽습니다. 모양을 받쳐 주는 틀만 있다고 살아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지는 않지요. 움직임과 온기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것은 몸의 실제 성분을 분석한 표가 아니라, 옛사람들이 몸을 설명하는 데 사용한 하나의 틀입니다.

산과 물결, 불꽃과 바람이 모여 사람의 모습을 이룬 종이공예 일러스트

나이가 들면 몸의 속도도 달라진다고 보았을까요?

네. 신형 장은 나이에 따라 몸의 상태가 바뀌고, 좋아하는 움직임도 달라진다고 보았습니다. 『영추』라는 옛 의학책을 인용해 10년 단위로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이 원문이 설명한 몸의 상태 좋아하는 움직임
10대 장기가 자리를 잡고 기운이 아래에서 솟음 달리기
20대 피와 기운이 왕성해지고 근육이 단단해짐 빨리 걷기
30대 장기와 근육이 가장 안정됨 걷기
40대 몸이 정점을 지나 머리가 희끗해지기 시작함 앉아 있기
50대 간의 기운이 약해져 눈이 침침해짐
60대 심장의 기운이 약해져 걱정이 많아짐 눕기

학교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아이와 벤치에 앉아 쉬는 어른을 떠올리면 장면이 쉽게 그려집니다.

다른 대목에서는 여성은 7년, 남성은 8년을 주기로 몸이 바뀐다고 설명합니다. 여성은 14세 무렵 월경이 시작되고 49세 무렵 멈추며, 남성은 16세 무렵 몸이 성숙하고 64세 무렵 이와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한다고 적었습니다. 다만 이 숫자들은 당시 몸의 변화를 정리하던 방식이므로, 자신의 건강이나 임신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으면 안 됩니다.

달리는 아이부터 쉬는 노인까지 다섯 사람이 굽은 길을 따라 늘어선 페이퍼아트 일러스트

왜 몸속에 임금과 백성이 등장할까요?

신형 장이 사람의 몸을 한 나라에 비유해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정신은 임금, 피는 신하, 기는 백성이 됩니다.

  • 가슴과 배는 나라의 중심인 궁궐입니다.
  • 팔다리는 나라를 둘러싼 성곽과 들판입니다.
  • 뼈마디는 일을 나누어 맡은 관리들입니다.
  • 정신은 임금, 피는 신하, 기는 백성입니다.

‘기’는 옛 의학에서 몸의 활동과 생명 현상을 설명할 때 폭넓게 쓰던 말로, 여기서는 몸을 움직이고 유지하는 힘으로 읽으면 쉽습니다.

나라가 돌아가려면 임금만 있어서는 안 되고, 백성이 흩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몸도 마찬가지로 정신이 중심을 잡고 기운을 아껴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야기는 예방으로 이어집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병이 생기기 전에 미리 돌본다.” 나라가 평안할 때 위기에 대비하듯, 몸도 아프기 전에 보살펴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람 모양 안에 궁궐과 성곽, 작은 사람들이 들어 있는 종이공예 일러스트

단전과 정·기·신은 어떻게 이해하면 쉬울까요?

동의보감은 단전을 머리(상단전), 가슴(중단전), 배꼽 아래(하단전) 세 곳으로 보고, 각각 기·신·정을 담는 자리라고 설명합니다. 흔히 단전 하면 배꼽 아래 한 곳만 떠올리지만, 원문은 세 곳으로 나눕니다.

이름 원문에서 설명한 자리 담고 있는 것
상단전 머리, 뇌 기
중단전 가슴, 심장에 해당하는 자리 신
하단전 배꼽 아래 세 치 정

‘치’는 옛 길이 단위입니다. 정·기·신은 한의학에서 몸을 이루는 세 가지 근본을 말합니다.

  • 정(精): 몸을 이루고 생명을 이어 가는 바탕
  • 기(氣): 몸을 움직이고 기능하게 하는 힘
  • 신(神): 생각하고 느끼는 정신 활동

신형 장은 이 셋이 서로 이어져 있다고 봅니다. 정이 있어야 기가 생기고, 기가 있어야 신이 생긴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셋을 지나치게 소모하지 않도록 아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단전은 해부학적 장기가 아니라 정·기·신이 모이는 자리를 가리키는 개념입니다.

봄과 겨울에는 몸을 다르게 돌보라고 했을까요?

네. 신형 장은 계절마다 자고 일어나는 시간과 마음가짐을 달리하라고 권합니다. ‘사기와 신이 조화할 때’라는 대목에 나오며, 여기서 사기(四氣)는 네 계절의 기운을 뜻합니다.

계절 원문 속 생활법
봄 조금 늦게 자더라도 일찍 일어나 뜰을 거닐고, 새싹처럼 마음을 펴기
여름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성내지 않고 활기를 펼치기
가을 일찍 자고 닭이 울 무렵 일어나며, 들뜬 마음을 차분히 거두기
겨울 일찍 자고 해가 뜬 뒤 일어나며, 추위를 피해 따뜻하게 지내기

봄과 여름은 밖으로 펼치는 계절, 가을과 겨울은 안으로 거두고 쉬는 계절로 본 것입니다. 원문은 계절의 흐름을 거스르면 다음 계절에 병이 찾아온다고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여름에 찬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가을에 탈이 나기 쉽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생체 리듬을 중요하게 보는 수면 건강 이야기와도 닮은 관점입니다.

잠든 사람이 있는 한옥을 봄꽃과 여름 잎, 가을 단풍과 겨울 눈이 둘러싼 페이퍼아트 일러스트

‘양생’은 특별한 비법을 뜻하나요?

아닙니다. 양생(養生)은 ‘생명을 기른다’는 뜻으로, 규칙적인 생활과 절제로 몸을 돌보는 일상의 습관을 말합니다. 신형 장 후반부에는 이런 생활 조언이 가득합니다.

  • 먹고 자는 생활에 규칙을 둡니다.
  • 식사 후에는 100걸음쯤 천천히 걷습니다.
  • 저녁에 지나치게 배불리 먹지 않고, 술은 크게 취하지 않을 만큼만 마십니다.
  • 견디기 어려운 일을 억지로 하며 몸을 지치게 하지 않습니다.
  • “흐르는 물은 썩지 않고, 자주 여닫는 문은 좀이 슬지 않는다”는 비유처럼, 한 자세로 너무 오래 있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대목은 열두 가지를 적게 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생각, 걱정, 욕심, 일, 말, 웃음, 근심, 즐거움, 기쁨, 화, 좋아함, 미워함을 모두 적게 하라고 합니다. 웃음과 기쁨까지 줄이라니 의아하지요. 핵심은 감정을 없애라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감정이든 지나치면 몸을 소모시킨다는 데 있습니다.

원문에는 호흡 수련, 몸을 문지르는 방법, 장수에 좋다는 약도 실려 있습니다. 이런 내용은 역사 기록으로 읽고, 실제 치료나 약 복용은 진료를 받고 결정해야 합니다.

신형 장의 핵심을 한마디로 하면 무엇일까요?

“몸은 자연을 닮아 늘 변하니, 병이 나기 전에 생활로 아끼며 돌보라”는 것입니다.

신형 장에는 몸의 탄생부터 성장과 늙음, 정신, 계절, 생활법, 처방까지 넓은 주제가 담겨 있습니다. 오늘날의 설명 방식과 다른 부분도 있지만, 규칙적인 생활, 과식과 과음 피하기, 감정 다스리기, 아프기 전에 돌보기 같은 메시지는 지금 읽어도 낡지 않았습니다. 동의보감이 병의 치료보다 먼저 ‘몸을 아는 일’로 시작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책을 덮으며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나는 몸이 지친 뒤에야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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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신형은 무슨 뜻인가요?

몸 신, 모양 형이라는 한자를 씁니다. 『동의보감』 내경편 첫 장의 이름으로, 몸의 탄생과 성장, 늙음, 몸을 돌보는 방법을 폭넓게 다룹니다.

Q.사람의 몸을 작은 우주라고 한 설명은 글자 그대로의 뜻인가요?

아닙니다. ‘작은 우주’는 원문이 몸과 자연을 연결한 비유를 쉽게 묶은 표현입니다. 머리를 하늘에, 두 눈을 해와 달에 빗댄 것은 몸이 자연과 같은 질서로 움직인다는 생각을 담은 비유입니다.

Q.원문에 적힌 나이로 건강이나 생식 능력을 판단해도 되나요?

그렇게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7년·8년 주기와 나이별 변화는 당시의 설명 방식입니다. 개인의 건강이나 생식 능력을 판단하는 현대의 진단 기준이 아닙니다.

Q.단전은 몸속에 있는 장기인가요?

단전은 해부학적 장기 이름이 아닙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머리, 가슴, 배꼽 아래의 세 자리를 정·기·신과 연결하여 설명하는 개념으로 등장합니다.

Q.신형 장의 생활법과 처방을 그대로 따라 해도 되나요?

식후에 가볍게 걷기나 저녁 과식 피하기 같은 생활 습관은 참고하기 좋습니다. 원문의 처방과 수련법은 400년 전의 기록이므로,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실제 치료는 진료를 통해 판단해야 합니다.

출처 · 참고

  • 허준, 『동의보감』 내경편 권1 「신형장부설」, 「신형(身形)」
  • 동의보감 편찬위원회 편역, 『동의보감 1 내경편 (한글완역판)』, 학력개발사, 1988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