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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의 ‘기’, 단순히 힘이나 숨을 뜻할까요?

한방노트 편집팀게시

3줄 요약

  1. 1『동의보감』 「기」 장은 음식에서 얻은 기운이 온몸을 기른다고 설명합니다.
  2. 2영기는 몸을 기르고, 위기는 몸의 바깥을 지키고 따뜻하게 하는 역할로 구분됩니다.
  3. 3「기」 장은 감정·추위·더위·지나친 수고에 따른 기의 변화를 아홉 가지로 정리합니다.
목차
  1. 동의보감의 기는 단순히 힘이나 숨을 뜻할까요?
  2. 몸의 기운은 어디에서 생긴다고 보았을까요?
  3. 영기와 위기는 어떤 일을 맡았을까요?
  4. 낮과 밤에는 기의 움직임도 달라질까요?
  5. 기는 왜 감정에 따라 오르거나 뭉친다고 했을까요?
  6. 기운을 아끼려면 가만히 쉬기만 하면 될까요?
  7. 기가 막힌다는 말은 모두 같은 상태를 뜻할까요?
  8. 제3장 「기」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동의보감』은 허준이 1610년에 완성한 의학책으로, 내경편·외형편·잡병편·탕액편·침구편의 다섯 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내경편 제3장 「기」는 먹고 숨 쉬고 움직이는 몸을 ‘기’라는 말로 설명합니다. 앞 장에서 생명의 바탕인 ‘정’을 살폈다면, 이번에는 그 바탕 위에서 몸이 어떻게 활동한다고 보았는지 읽어 보겠습니다.

종이로 만든 산과 강 사이에서 바람의 흐름을 느끼는 사람이 서 있습니다.

동의보감의 기는 단순히 힘이나 숨을 뜻할까요?

아닙니다. 「기」 장에서 기는 힘이나 숨뿐 아니라 몸을 기르고, 움직이고, 지키는 여러 작용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우리는 피곤할 때 “기운이 없다”고 하고, 씩씩한 사람에게는 “기운이 넘친다”고 합니다. 책 속의 기도 이런 말과 닿아 있지만, 쓰임은 훨씬 넓습니다. 음식에서 얻는 바탕, 몸을 따뜻하게 하는 작용, 호흡, 하루 동안 달라지는 활동까지 모두 기와 연결합니다.

그래서 기를 읽을 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물질 하나를 찾기보다, ‘몸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옛사람들은 어떻게 설명했을까?’ 하고 물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다만 기를 현대 과학의 에너지나 산소와 같은 뜻으로 바꾸어 읽을 수는 없습니다. 서로 다른 시대의 설명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몸의 기운은 어디에서 생긴다고 보았을까요?

「기」 장은 음식이 위에 들어간 뒤 그 기운이 퍼져 온몸을 기른다고 설명합니다.

책에 나오는 ‘곡기’는 곡식과 음식에서 얻는 기운을 뜻합니다. 원문은 음식이 위에 들어가고, 그 기운이 폐로 전해지며, 여러 장기가 이를 받아 활동한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서 폐는 숨만 드나드는 곳이 아니라 기를 온몸에 나누어 주는 중요한 자리로 등장합니다.

이 과정을 설명하는 비유도 인상적입니다. 음식에서 얻은 기운이 안개나 이슬처럼 퍼져 몸을 적신다고 했습니다. 메마른 밭에 물이 고루 스며드는 장면을 떠올리면 됩니다. 한곳에만 쌓이는 것이 아니라 몸 구석구석에 닿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음식을 먹는 일이 왜 중요할까요? 이 장의 관점에서는 먹는 일이 몸을 채우는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너무 힘을 쓰거나 욕심에 매달려 몸을 소모하는 일도 살핍니다. 기운을 얻는 일과 쓰는 일을 함께 생각한 셈입니다.

밥과 나물이 놓인 밥상 너머로 물이 퍼지는 정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영기와 위기는 어떤 일을 맡았을까요?

영기는 몸을 기르는 역할을, 위기는 몸의 바깥을 지키고 따뜻하게 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보았습니다.

같은 기를 이야기하면서도 하는 일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붙인 것입니다. ‘영’은 기른다는 뜻, ‘위’는 지킨다는 뜻으로 기억하면 쉽습니다.

이름 쉽게 풀면 책에서 설명한 역할과 움직임
영기 몸을 기르는 기 맥 안을 흐르며 몸을 기름
위기 몸을 지키는 기 맥 밖을 돌며 살과 피부를 따뜻하게 하고, 피부의 틈이 열리고 닫히는 일을 맡음

원문은 이 둘이 끊어진 길을 오가는 것이 아니라, 고리처럼 이어져 쉼 없이 돈다고 설명합니다. 몸을 기르는 일과 밖을 지키는 일이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다만 이 표의 영기를 혈액으로, 위기를 면역세포로 곧바로 바꾸어 생각하지는 마세요. 옛 의학이 구분한 역할을 오늘의 해부학 용어와 일대일로 맞추기는 어렵습니다.

낮과 밤에는 기의 움직임도 달라질까요?

네. 원문은 위기가 낮에는 주로 몸의 바깥을, 밤에는 몸의 안쪽을 돈다고 설명합니다.

그 흐름을 하루 50바퀴, 낮 25바퀴와 밤 25바퀴로 나누어 적었습니다. 낮의 활동과 밤의 쉼을 하나의 이어진 흐름 안에 놓은 것입니다.

때 원문이 설명한 위기의 흐름 횟수
낮 몸의 바깥쪽인 양의 영역을 돎 25바퀴
밤 몸의 안쪽인 음의 영역을 돎 25바퀴
하루 낮과 밤의 흐름이 이어짐 50바퀴

이 숫자는 옛 의학이 하루의 순환을 설명한 방식입니다. 오늘날 기기를 이용해 측정한 혈액 순환 횟수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책은 몸을 활동하게 하고 따뜻하게 하는 ‘양기’를 해에 빗대기도 합니다. 아침에는 기운이 나오고, 한낮에는 왕성하며, 저녁에는 안으로 거두어진다고 보았습니다. 하루 종일 같은 속도로 일하는 기계보다, 해가 뜨고 지는 풍경에 몸을 가까이 놓았던 셈입니다.

한옥 마당의 낮 활동과 밤의 휴식이 하나의 종이 풍경으로 이어집니다.

기는 왜 감정에 따라 오르거나 뭉친다고 했을까요?

「기」 장은 감정과 몸의 상태가 함께 달라지는 모습을 기의 방향과 움직임으로 표현했습니다.

화가 나면 목소리가 높아지고, 깜짝 놀라면 행동이 순간적으로 뒤엉키며, 생각에 붙들리면 마음이 꽉 막힌 듯 느껴집니다. 원문은 이런 변화를 ‘오른다’, ‘어지러워진다’, ‘맺힌다’ 같은 말로 풀었습니다.

‘구기’는 아홉 가지 기의 변화를 뜻합니다. 여기에는 감정뿐 아니라 추위, 더위, 지나친 수고도 들어갑니다.

계기 원문이 표현한 기의 변화 쉽게 읽으면
성냄 위로 오름 기운이 위로 치솟는 모습
기쁨 느슨해짐 긴장이 풀리는 모습
슬픔 사라짐 기운이 흩어져 줄어드는 모습
두려움 아래로 내려감 기운이 아래로 쏠리는 모습
추위 모임 기운이 안으로 움츠러드는 모습
더위 밖으로 퍼짐 기운이 바깥으로 흩어지는 모습
놀람 어지러워짐 기운의 질서가 흐트러지는 모습
지나친 수고 소모됨 기운을 많이 써서 줄어드는 모습
지나친 생각 맺힘 기운이 매듭처럼 뭉치는 모습

이 표는 감정에 좋고 나쁜 점수를 매긴 목록이 아닙니다. 기쁨도 하나의 변화를 일으킨다고 적은 것이지, 기뻐하면 병이 생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몸과 마음을 따로 떼어 보지 않고, 감정이 달라질 때 몸의 움직임도 함께 살핀 대목으로 읽으면 좋습니다.

세 나무 사이로 종이 바람이 올라가고 퍼지고 매듭지어집니다.

기운을 아끼려면 가만히 쉬기만 하면 될까요?

아닙니다. 이 장은 지나친 수고뿐 아니라 먹고 움직이지 않는 생활도 기의 흐름을 막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기운을 아낀다는 말을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받아들이면 책의 뜻과 어긋납니다. 너무 많이 써도 문제지만, 흐르지 않고 정체되는 것도 문제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설명할 때 등장하는 것이 흐르는 물의 비유입니다. 물이 계속 흐르면 한곳에 고여 썩는 일을 피하듯, 몸도 적절히 움직여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애쓰는 일은 기를 소모하는 계기로 적었습니다. 이 장이 관심을 둔 것은 움직임의 많고 적음만이 아니라, 지나침과 막힘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물고기 비유도 나옵니다. 사람이 기에 기대어 사는 모습을 물고기가 물에 기대어 사는 모습에 빗댔습니다. 물고기만 볼 것이 아니라 물이 맑은지, 잘 흐르는지도 보아야 한다는 이야기처럼 읽힙니다.

맑은 물속의 물고기와 물레방아가 흐르는 시냇물 곁에 있습니다.

기가 막힌다는 말은 모두 같은 상태를 뜻할까요?

아닙니다. 원문은 기가 거꾸로 치미는 상태, 뭉쳐 풀리지 않는 상태, 부족한 상태를 구분했습니다.

한자어가 낯설어도 글자에 담긴 움직임을 풀면 구별하기 쉽습니다.

말 쉬운 뜻 원문에서 구별한 상태
기역 기가 거스름 기가 순조로운 방향을 거슬러 위로 치미는 상태
기울 기가 얽히고 막힘 기가 뭉쳐 잘 풀리지 않는 상태
기부족 기가 모자람 몸의 활동을 받치는 기가 부족한 상태

이렇게 구분한 까닭은 ‘기 문제’라는 한마디로 모든 상태를 같게 다루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기가 부족한지, 흐름이 막혔는지에 따라 설명도 달라집니다. 장의 뒤쪽에는 여러 처방과 호흡법도 실려 있지만, 이 용어만으로 자신의 증상을 판단하거나 옛 처방을 그대로 따라 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증상의 판단과 치료에는 진료가 필요합니다.

제3장 「기」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기」 장의 핵심은 몸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기운이 음식에서 길러지고, 안팎을 돌며, 하루의 변화와 감정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았다는 것입니다.

기라는 말이 막연하게 느껴졌다면 세 가지 장면을 기억해 보세요. 밭을 적시는 이슬, 낮과 밤을 이어 도는 흐름, 막힘없이 흐르는 물입니다. 모두 한 번 채워 놓으면 끝나는 힘이 아니라, 계속 길러지고 움직여야 하는 몸을 이야기합니다.

이 장을 읽는 재미는 보이지 않는 힘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내는 데 있지 않습니다. 먹고, 움직이고, 쉬고, 마음이 달라지는 평범한 하루를 옛 의학이 하나의 연결된 이야기로 엮었다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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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동의보감의 기는 숨과 같은 뜻인가요?

숨보다 넓은 뜻입니다. 「기」 장은 호흡뿐 아니라 음식에서 얻는 기운, 몸을 기르고 따뜻하게 하는 작용, 감정에 따른 변화까지 기로 설명합니다.

Q.영기와 위기는 어떻게 다른가요?

원문은 영기가 맥 안을 흐르며 몸을 기르고, 위기는 맥 밖을 돌며 몸을 따뜻하게 하고 바깥을 지킨다고 설명합니다. 역할에 따라 나눈 옛 의학의 구분입니다.

Q.하루 50바퀴라는 말은 무엇인가요?

위기가 낮에 몸의 바깥을 25바퀴, 밤에 안쪽을 25바퀴 돈다는 옛 순환 설명입니다. 현대의 혈액 순환을 측정한 수치는 아닙니다.

Q.구기에는 감정만 들어가나요?

아닙니다. 성냄·기쁨·슬픔·두려움·놀람·지나친 생각 외에 추위·더위·지나친 수고도 들어갑니다. 원문은 이 아홉 가지 계기에 따라 기의 움직임이 달라진다고 보았습니다.

출처 · 참고

  • 허준, 『동의보감』 내경편 권1 제3장 「기」.
  • 허준 원저, 동의보감 편찬 위원회 편역, 『동의보감』, 학력개발사, 1988.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